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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 있는 칼럼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하루밖에 남지 않았다면"

페이지 정보

조회 : 784회 작성일 : 21-08-24 13:23

본문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하루밖에 남지 않았다면"

_김정재 원장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하루밖에 남지 않았다면 무엇을 할까? 아마도 이 땅에서의 마지막 예배를 경건하게 드리고, 가족과 마지막 식사를 함께하지 않을까 싶다. 예수님께서도 이 땅에서의 마지막 밤을 그렇게 보내셨다. 제자들과 최후의 만찬을 하시고, 습관을 따라 감람산에 기도하러 가셨다. 최근 똑같은 일이 있었다. 7월 24일(토) 강병*씨가 돌아가셨다. 쉼터에 계신지 3년 만이다. 급성심부전증을 앓고 있어서 그 때문이 아닌가 추정하고 있다. 호실 화장실에 쓰러진 것을 발견하고 119를 불렀을 때는 이미 돌아가신 상태였다. 그런데 이분의 마지막을 살펴보면서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전날 저녁 습관을 따라 늘 하던 대로 예배를 드렸는데 전과는 좀 달랐다. 무슨 일인지 제일 앞자리 강대상 바로 앞에 앉아서 예배를 드렸다. 그리곤 다음 날 아침 일찍 가족과 함께 식사했다. 아내분과 이혼절차를 밟고 있었지만 최근 관계가 다시 회복되는 중이었다. 쉼터에 와서 술 끊고, 담배 끊고 모은 돈을 다 갖다 주니 마음이 열렸을 것이다. 그렇게 마지막 예배를 드리고, 마지막 식사를 하신 후에 부르심을 받았다.

 헬렌켈러가 50대에 쓴 에세이가 있다. 「사흘만 볼 수 있다면」이라는 글이다. 듣지도 보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헬렌 켈러가 어느 날 숲속을 다녀온 친구에게 물었다. “무엇을 보았니?” 그때 그 친구는 별로 특별한 것이 없었다고 말했다. 헬렌 켈러는 이해할 수 없었다. 두 눈 뜨고도 두 귀 열고도 특별히 본 것도 들은 것도 없다니……. 그래서 그녀는 만약, 자신이 단 사흘만이라도 볼 수 있다면, 어떤 것을 보고 느낄 것인지 미리 계획을 세웠다.

 첫째 날에는 설리번 선생님을 찾아가, 그녀의 얼굴을 몇 시간이고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그 모습을 내 마음속에 깊이 간직해 두겠다. 그리고 밖으로 나가 바람에 나풀거리는 아름다운 나뭇잎과 들꽃들, 그리고 석양에 빛나는 노을을 보고 싶다. 둘째 날에는 메트로폴리탄에 있는 박물관을 찾아가, 하루종일 인간이 인류의 역사를 눈으로 확인해 볼 것이다. 그리고 저녁에는 보석 같은 밤하늘의 별들을 바라보면서 하루를 마무리하겠다. 마지막 셋째 날에는 사람들이 일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볼 것이다. 그리고서, 오페라하우스와 영화관에 가 공연들을 보고 싶다. 어느덧 저녁이 되면, 네온사인이 반짝거리는 쇼윈도의 아름다운 물건들을 보면서 집으로 돌아와 나를 이 사흘 동안만이라도 볼 수 있게 해주신 주님께 감사 기도를 드리고 다시 영원히 암흑의 세계로 돌아가겠다.

 헬렌 켈러가 그토록 보고자 소망했던 일들을, 우리는 날마다 일상 속에서 경험하고 있다. 하지만 그 고마움을 잊고 산다. 그래서 헬렌 켈러는 이렇게 말했다. “내일이면 귀가 안 들릴 사람처럼 새들의 지저귐을 들어보아라. 내일이면 냄새를 맡을 수 없는 사람처럼 꽃향기를 맡아 보아라. 내일이면 더이상 볼 수 없는 사람처럼 세상을 보아라”

 어떤 사람에겐 천금보다 귀중한 하루가 오늘 우리에게 주어져 있다. 내일이면 더이상 살 수 없는 사람처럼 오늘을 살아보면 어떨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