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0월~12월 쉼터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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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558회 작성일 : 21-05-25 09:40본문
평생을 공갈로 사는 사람 2006/10/04
어제 밤 고XX씨가 출소후 쉼터를 찾아왔다. 청송 출신으로 한때 목사님께서 쉼터에 있게 해주셨었는데 퇴소된 뒤로 껄핏하면 쉼터를 물고 늘어지면서 돈을 뜯어 내려고 한다. 벌써 나이가 60이 되는데도 여전히 이런 삶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한동안 쉼터에 안보인다 싶더니 또 교도소에 갔다온 모양이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돈이 될 만한 사람을 골라서 일부러 접근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말꼬리를 잡고 늘어지면서 시비를 걸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온갖협박을 다 하기 시작한다. 그런 와중에 혹시라도 몸싸움이 붙으면 맞았다고 공갈을 치면서 돈을 뜯어내는 것이다.
어제 쉼터에서도 동일한 일이 발생했다. 고XX씨가 쉼터외부사람과 시비가 붙었는데 이를 말리는 과정에서 쉼터 실장님이 말려들었다. 결국 고XX씨는 자신이 맞았다고 신고를 했고 전농지구대까지 동행하게 되었다. 고XX씨는 지구대에 가서도 담배를 피고 자신의 안경을 부수고 경찰 멱살을 잡고 행패를 부리는 등 온갖 소란을 폈다. 이 사람의 전과 기록은 화려하다. 평생을 이런식으로 살아왔기에 대충 기록만 봐도 알 수 있겠지만 경찰들은 오히려 답답한 소리만 한다. 고XX씨가 신고를 했기때문에 조사를 해야 한다면서 고XX씨는 풀어주고 오히려 쉼터 실장님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늘 있는 일이긴 하지만 이럴때면 분통이 터진다. 결국 조사를 다 마치고 돌아오긴 했지만 고XX씨는 조만간 또 나타나서 공갈협박을 일삼을 것이다.
지난번 칼을 들고 구청장을 찾아가서 돈5만원을 뜯어낸 사람이다. 이런 사람을 사회에 그냥 놔둔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비민주적인지 모른다. 평생을 이렇게 살아온 사람을 일반 시민이 상대한다고 생각해보라. 어떤 식으로 하면 돈을 뜯어 낼수 있고, 또 어떤 식으로 하면 법의 망을 피해갈수 있는지 훤히 꽤뜷고 있고, 온갖 거짓말을 서슴지 않고 하여 피해자에게 역으로 죄를 뒤집어 씌우는 이런 사람을 과연 어떻게 상대할 수 있을까?
게다가 경찰은 몸을 사리고 오히려 이런 자들에게 행패를 당하니 더욱 답답한 노릇이다. 고XX씨는 자신의 안경 다리가 부러졌다고 우리에게 100만원을 내놓으라고 한다. 그리고 국가인권위원회에 우리를 고발해 놓았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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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성소기도원집회 2006/10/09
큰 은혜가운데 마칠 수 있었다. 우리 쉼터에서도 명절기간동안 고향에 가지 않으시는 분들 중 자원하시는 분들에 한해서 함께 참석했다. 약 30분정도가 기도원에 함께 갔고 좋은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특별히 기도원측에서 많은 배려를 해 주셔서 좋았는데 기도원 원장님께서는 기도중에 우리 교회에서 가시는 분들에게 잘해주라는 응답을 받고 좋은 음식으로 매끼니를 대접해 주셨고 편안한 잠자리를 제공해 주셨다. 우리 아저씨들도 누구하나 담배를 피우거나 소란을 부리는 사람 없이 예배때마다 참석하여 은혜를 나누었다. 목사님은 하루 3번씩 총 6번의 집회를 마치시고 금요철야 후 새벽에 귀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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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역 방화셔터 압사사고 2006/10/10
지난 9월 30일 새벽 3시 10분경 영등포역 대합실 3층에서는 아무런 경고음도 없이 오작동 된 방화셔터가 내려와서 그 밑에서 잠자고 있던 4명의 노숙인을 덮쳤다. 다행히 두 명은 빠져나왔으나 윤종X씨(42세),김용X씨(38세)는 방화셔터에 압사당하고 말았다.
다음은 이 사건에 대한 서울시노숙인복지시설협회의 견해이다.
"금번 압사사고는 유례를 찾기 힘든 어처구니없는 죽음이며, 과실로 인간의 생명을 앗아간 영등포역은 공개 사과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지금까지 수많은 노숙인들이 공공역사에서 객사하고 있으며, 공공역사는 이와 같은 상황에 대처할 위기개입 기능을 갖춰야한다는 주장에 성의있게 응답해야 할 것입니다. "
-우리는 노숙인들에 대한 사회의 시각이 곱지 못하다는 것을 안다. 차라리 장애인사역이나 노인사역을 하면 국민들로부터 인정이라도 받을텐데 노숙인 사역은 멀쩡한 사람들에게 밥주고 재워주는 걸로 오해받기 일쑤다. 게다가 노숙인들에게조차 좋은 소리듣기는 쉽지 않다. 이번 사건에 대해 우리는 영등포역사의 부주의를 탓하고 싶지 않다. 매번 역사밖으로 내보내도 다시 들어오는 그들과의 전쟁을 늘 상 보기때문이다. 그렇다고 죽은 사람들 당사자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우리는 단지 이들이 우리의 가족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으면 한다. 아버지일수도 있고, 형제일 수도 있고, 아들일 수도 있다. 가족중에 탈선의 길을 걷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이해하기가 더 쉬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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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빵데이 2006/10/10
화이트데이, 발렌타인데이,빼빼로데이....매월 무슨 날들이 그리도 많은지...오늘 우리는 한 가지 날을 더 알게 되었다. 다름아닌 "빵빵데이"이다. 빵 먹는 날이라는 것이다. 아마도 빵빵이라는 말은 10월 10일이라는 숫자에 있는 0 0을 말하는 것 같다.
빵빵데이를 맞아서 대한제과협회에서는 본 쉼터에 빵 1,000개를 후원해 주셨다. 이번 빵후원은 동대문사회복지협의회의 중재로 이루어 졌다. 후원해 주신 대한제과협회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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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이 잘 들어가고 있는지요? 2006/10/23
대전에 사시는 할머니 한분에게서 전화가 왔다. 할머니께서 이쪽으로 후원을 하고 있는데 잘 들어가고 있는지 궁금하다는 것이다. 보내시는 분 성함을 물어보니 때로는 지역이름으로 보내고 때로는 아무것도 안써서 보내고 때로는 이름을 써서 보내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름을 확인해 보니 매월 2만원씩 입금이 되고 있었다. 어떻게 여기를 아시고 보내시는지 물어보았다. 그 할머니는 전에 목사님에 대한 소식을 듣고 기도하는 중에 마음에 큰 감동이 와서 이곳을 후원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한 번은 목사님을 꼭 한 번 보았으면 하고 기도를 했다고 한다. 그때 TV를 틀어보니 그곳에 목사님이 나오시더라는 것이다. 아마 몇년전 취재파일에 방영되었던 내용일것이다. 이 할머니는 정신이 온전치 못하다고 하시면서도 얼마나 목사님과 이 사역을 위해서 기도했으면 목사님 성함, 교회이름은 물론 700서비스번호까지 외우고 계셨다. 매일 새벽마다 한 번도 빠지지 않고 교회에 나가셔서 이 곳을 위해 기도하신다는 소리에 마음이 찡할 뿐이다. 목사님을 직접 뵌적도 없고 이곳에 와본 적도 없지만 이곳을 사랑하시는 우리의 귀한 동역자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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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동마다 만원. 2006/10/23
쉼터에 정신질환이 심각한 분들이 많이 계신데 그 중에서 특별히 더 심한분 2분을 입원시키고자 요 며칠 이병원 저병원 모시고 다녔다. 우리 같은 쉼터에서는 은평시립병원에 정신질환이 있으신 분들을 입원시키는데 병동에 빈 자리가 없다고 해서 다시 모시고 오기를 수차례....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응급실로 의뢰를 해서 임시로 보냈다. 하지만 다음날 병원으로부터 입원실이 없으니까 데려가라고 전화가 왔다. 병원에서 안되면 우리같은 시설이야 어떻겠는가?
병원에 도착해보니 우리 아저씨중 한분이 이 사람 저사람에게 절을 하고 있었다. 또 한분은 조울증이 심한분인데 기분이 급격히 변한다. 담당의사분도 환자들의 상태가 심각하다는 것을 느꼈는지 한동안 환자챠트만 보고 있었다. 그러더니 자기들이 알아서 할테니까 그냥 가라고 했다. 갈수록 정신질환자들은 늘어나는 추세다. 우리 쉼터에도 상당수가 정신질환이 있으신 분들이다. 그럼에도 전문적인 치료는 거의 이루어지지 못하는 실정이다. 잘못된 폐쇄기도원이나 민간치료등만 언급할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체계가 시급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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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터가족 기차여행 2006/10/25
서울시는 근면하고 성실하게 일하는 모범 노숙인 130명을 선발해 내일 충남 대천으로 기차여행을 다녀오는 행사를 가졌다. 서울시는 지난 6월에도 140명을 뽑아 안면도를 다녀온 게 한데 이어 이번에 두 번째로 충남 부여의 만수산 무량사와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을 둘러보게 하는 행사를 마련했으며 이번 행사는 지난 2월 시작한 노숙인 일자리 프로젝트에 참여해 뉴타운 사업과 지하철 공사 현장 등에서 땀 흘려온 노숙인들에게 자활 의지를 되새기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되었다.
우리쉼터에서는 금번 기차여행에 6분이 참여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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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말종 2006/10/31
인간중에서 가장 더러운 인간은 아마도 남의 등쳐먹는 사람일것이다. 고무X씨가 출감후 지속적으로 우리 쉼터를 비롯하여 공공기관들을 괴롭히고 있다. 어떻게든 한 건 하여 돈을 뜯어내고자 하는 것이다. 얼마전 몸싸움때 안경다리가 부러졌다고 100만원을 요구한 사람이다. 오늘 전농동사무소에서는 그 사람때문에 전화가 왔다. 동사무소에 와서 행패를 부려서 직원한사람이 3주진단이 나왔다는 것이다. 신고를 왜 안하냐고 하니까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을 신고하면 뭐하냐고 한다. 물론 고무X의 협박때문일것이다. 다 죽여 버리겠다고 공공연히 떠들고 다니며 자신은 감방에 들어가면 된다는 식으로 말을 하다보니 신고하기가 두려운 것이다. 이런 사람이 여전히 국가로부터 기초생활비를 타고 있다는 것도 웃긴 노릇이다. 동사무소에서 끊고 싶어도 후한이 두려운 것이다.
이번 출소후 고무X씨는 서울시에 지속적으로 본 쉼터를 비방하고 온갖 거짓말로 고발을 하고 있다. 서울시에서는 그의 말을 믿지 않지만 서울시 역시 고무X씨의 협박에 못이겨 우리 쉼터를 조사하기로 했다. 정말 웃지못할 이야기다.
막가는 인생하나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공포에 떨고 있는지 모른다. 경찰에 신고해봤자 거꾸로 우리가 피해자가 되기 싶상이다. 지금도 소수의 인권을 외치는 사람들이 많지만 역으로 이런 일을 당하는 사람들의 인권도 생각해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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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과19범 목사의 노숙인갈취 2006/10/31
'27일 SBS '임성훈의 세븐데이즈에서는 전과19범이 한 달 만에 교단에서 목사 안수를 받은 뒤, 이 같은 신분을 이용해 복지시설을 운영하며 노숙인을 갈취하고 정부보조금을 착복해온 사실을 다루었다. 방송에 의하면 김모씨는 2001년부터 서울역, 청량리역 등지를 돌아다니며 노숙인들을 모았고 그들에게 지원되는 정부 보조금과 부업을 통해 얻어지는 수입 2억여원을 모두 갈취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한다.
또한 반항하고 도주하려는 노숙인들을 폭행했을 뿐만 아니라 2004년에는 시설로 데려온 노숙인 3명을 전남 매화도 김 양식장에 팔아 넘겼다는 것이다. 더 놀라운 사실은 시설장 김모씨는 전과 19범의 목사라는 점이다. 2002년 모 교단에서 불과 1개월 만에 목사 안수를 받은 김씨는 그 후 폭행이나 무면허 음주운전 등 각종 범죄를 저질렀으나 교단에서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았고, 쉼터가 노인복지시설로 등록되어 있음에도 목사인 신분을 이용해 종교시설로 주장하며 교묘히 법망을 피해왔다는 것이다.'
이런 소식을 들으면 교회에서 쉼터사역을 하면서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우리로서는 할 말이 없어진다. 가뜩이나 한국교회들에 대한 시각이 안좋은 판에 대형교회건 소형교회건 여기저기서 문제가 뻥뻥 터지고 있으니 아무리 일부의 사건이라고 해도 그 타격은 이만 저만이 아니다. 사실, 많은 교회들이 사회에 큰 유익을 주고 있음에도 사회는 안좋은 측면을 부각시키기 마련이다. 객관적으로볼때 특히 타종교보다 기독교의 문제는 더 심하게 다루는 편이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이번 사건은 입이 백개라도 할 말이 없다. 교세확장에 혈안이 되어 있는 한국교회나 남의 일 불구경하듯하는 관공서나 마찬가지다.
언제부턴가 사회복지가 돈벌이 수단이 되고 있다. 정부는 매년 복지예산을 늘리고 있고 이를 놓칠세라 너도 나도 사회복지자격증을 따고 있다. 불과 10년전만해도 우리같은 노숙인 사역은 3D업종에나 속하는 것이었는데 이제 잘만하면 돈이 된다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이번 열두광주리쉼터는 교회라는 이름을 걸고 미신고시설로 운영하면서 아무런 간섭과 제재를 받지 않았던 것이 문제를 키운것으로 보인다. 한번쯤 시설을 방문하여 어떻게 생활하는지 살펴보았다면 이런 결과를 낳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므로 외진곳에 있는 시설일 수록 좀더 관심을 가지고 도움을 줄 필요가 있다.이제 사회는 노숙인들에 대해 좀 더 냉철해질 필요가 있다. 무관심도 큰 문제지만 단순한 동정심도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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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로 인해 입소자 급증 2006/11/07
날씨가 추워지면서 입소자가 급증하고 있다. 10월까지만해도 날이 따뜻했었는데 이번주들어 영하로까지 떨어지다보니 밖에서 생활하시는 분들이 쉼터를 찾는 것이다. 겨울이 가장 힘든 사람은 아무래도 소외계층이 아닐까 싶다. 거리에서 자는 것도 고통스러워지고 그나마 있는 용역일자리도 사라지고, 있더라도 추위로 인해 일하기 힘든 계절이 겨울이다. 게다가 기계도 추워지면 이것 저것 고장나는것처럼 사람도 추워지면서 여기저기 고장나기 시작한다. 술과 노숙으로 망가진 몸이 겨울동안 몸시도 괴롭히기 시작한다.
비록 자신들 편의대로 아쉬우면 이곳을 찾지만 우리도 겨울동안은 규정을 완화시켜 최대한 그들의 편의를 봐주는 편이다. 서로가 조금씩 노력한다면 올겨울도 따뜻하게 지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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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터겨울나기 2006/11/10
날씨가 추워지면서 쉼터도 보일러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따뜻한 물을 사용하려면 아침,저녁이라도 보일러를 가동해야 한다. 기름값이 너무 비싸서 나무를 구해다가 기름과 함께 사용하고 있는데 사진은 나무를 자르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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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들어왔다 나간 것 뿐인데... 2006/11/16
오늘은 수능이 있는 날이다. 수능한파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영하의 날씨가 느껴진다. 날씨가 추워지다 보니 1년내내 밖에서 노숙하시던 분들이 찾아오신다. 지금도 한 분이 사무실 문을 열고는 "노숙자인데요 여기 있었으면 해서요"라고 말한다. "들어오세요"라고 하고는 발을 보니 맨발이었다. 아마도 여기를 처음 오시는 분이라 어디서부터 신을 벗어야 할지 몰랐던 모양이다. 계단밑에서부터 신을 벗고 이곳까지 올라온 모양인데 가서 신을 신고 오라고 보내고 나서 잠시 있다보니 온 사무실에 썪은 냄새가 진동을 한다. 수많은 노숙인들을 상대하고 있지만 정말 견디기 힘든 냄새다. 문을 열고 환기를 시키고 있는데도 냄새가 영 가시지 않는다. 잠깐 들어왔다가 신을 신으러 나간 것 뿐인데 ....결국 상담은 나중에 하고 목욕부터 시키고자 욕실로 데려 갔다.목욕을 한 후 상담을 하였다.
"전에 뭐했어요?"
-"거지였어요."
"여기 들어오지 그랬어요?"
-"몰랐어요"
"밥은 어떻게 먹었어요?"
-"참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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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터 김장중 2006/11/16
배추값이 떨어지면서 배추가 쉼터에 들어오고 있다. 지금 산지에서는 배추가 포기당 100원정도라고 한다. 그러다보니 갈아엎어 버리고 있는데 일부 에서는 갈아 엎느니 우리 같은 곳에 주는 것이다. 예상치 못한 배추가 들어오면서 우리도 김장을 하고 있다. 사진은 옥상에서 김장을 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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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 방화사건 2006/11/20
지난 11월 10일 광주 노숙인쉼터에서 불이 나서 4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나중에 밝혀진 바에 의하면 시설에서 술로 인해 퇴소당한 30대 노숙인의 어이없는 방화로 밝혀 졌다.
이 일이 있은 후 우리쉼터는 경찰서,소방서,구청등에서 여러가지로 점검을 하고 조사를 하고 있다. 특히 동대문 소방서에서는 서장님이 직접 자비로 소화기 5개를 기증하는 등 이곳에 대한 관심과 염려가 크다. 우리 역시 야간에도 시설을 관리하는등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하나님께서 지켜 보호해 주시기를 기도드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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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례식 2006/11/20
지난주 본 교회에서는 세례 및 학습식이 있었다. 15명의 세례자와 9명의 학습자가 있었고 세례자는 학습후 6개월이 지난 분들이다. 매년 2차례씩 세례를 주고 있지만 이번 15분은 신앙인의 고백이 잘 어울리시는 분들이다. 일평생 주님을 떠나 살다가 이곳에 와서 신앙생활을 시작한 이분들이야말로 하나님의 귀한 자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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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예방접종 2006/11/29
오늘 쉼터에서는 독감예방접종을 실시했다. 쉼터 입소자들을 상대로 보건소에서 나와서 실시했으며 약 100여분이 예방접종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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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첫 야간 상담을 다녀와서 2006/11/30
오늘은 첫 야간 상담을 가는 날이다~
갑자기 추워진 탓에 우리 아저씨들이 어디에 숨어있을까를 생각하면서 8시 30분경 한약재료를 첨가한 맛좋고 건강에 좋은 생강차를 차에 싣고 처음 도착한 곳은 청량리 역전....
시간이 너무 이른 탓인지 아니면 갑자기 추워진 탓인지는 몰라도 아저씨들이 보이지 않았다.
청량리에서의 아저씨들을 많이 만나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한채 우리는 신답역, 정릉천, 종암동등 여러 곳을 돌아다녔다.
나는 거리 야간 상담을 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아저씨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텐트를 치고 노숙을 하시던 아저씨들을 만날 수 있었고, 공원에서 잠을 청하던 아저씨 , 건물 한켠 화단에서 이불도 없이 추위에 떨고 있던 아저씨, 인도와 터널 안에서 노숙을 하시던 아저씨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번 야간 상담을 하면서 내가 느꼈던 다향한 형태의 노숙을 정리하자면, 그 첫번째로 베이스 캠프형 노숙인거 같다. 이는 구석지고 외진곳에 텐트와 여러가지 폐품등을 이용해서 베이스 캠프를 연상시키는 텐트를 치고 생활하는 분이다. 둘째로 속칭 짱박힘 노숙인거같다. 정릉천이나 계천등의 다리 밑에 자리를 잡고 베이스 캠프형 노숙은 아니더라도 나름대로 장농이나 박스를 이용해서 바람막이를 해놓고 생활하시는 분들이 짱박힘 노숙인거 같다. 마지막으로 거리형 노숙인거 같다. 아무런 대책없이 인도나 고가도로 밑에 자리를 잡거나 건물 외진곳에 자리를 잡고 박스와 이불하나에 몸을 의지하고 생활하시는 분들이 그런 분인거 같다.
또 하나 거리 야간 상담을 돌면서 느꼈던 것은 거리형 노숙의 위험성 이었다. 솔직히 베이스 캠프형 노숙이나 짱박힘 노숙은 그래도 어느정도 삶의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면이 있는거 같아 걱정 되지는 않는다. 옷도 깨끗하고 몸에서 냄새도 나지 않고 자기 관리를 어느정도 하는 편이다. 하지만 완전 거리형 노숙은 몸에서 심한 악취뿐 아니라 몸에 심각한 병이 있어 그대로 내버려두면 위험한 일들이 발생할 것 같은 급박한 상황의 분들이 많이 계시기 때문이다.
날이 갑자기 추은 날이면 거리형 노숙을 하는 아저씨들에게 "여보세요"라는 말과 함께 이불을 들추는 일이 겁이 날때도 있다. 혹 돌아가시지 않았나 하는 불안감 때문일 것이다.
어쩌면 우리가 노숙하는 아저씨들을 쉼터로 모시고 오기 위해서 거리 야간 상담을 하기보다는 그분들의 동사를 막고자 하는 이유가 더 클것이다.
이번 겨울에는 동사했다는 아저씨들이 없기를 바라면서 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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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8 쥐들은 가나안교회로... 2006/12/01
사람이나 동물이나 먹을 것이 있는 곳에 몰리는 모양이다. 요즘 우리 쉼터에는 먹을 것이 떨어질날이 없을 정도로 빵이나 음식이 들어오고 있다. 목사님 말씀처럼 가장 가난한 곳이 가장 많이 넘쳐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먹을 것이 있다는 소문이 노숙인들에게만 퍼진 것이 아니라 쥐들에게도 퍼지고 있나보다. 요근래 쥐와의 전쟁이 한창이다. 쥐덫을 놓고 쥐약을 놓는 등 갖가지 방법을 동원하고 있지만 계속 잡아내도 어디서 오는지 계속 보이고 있다. 어찌보면 이 또한 감사할 일임에 틀림없다. 먹을 것이 없던 전에는 쥐구경하기도 힘들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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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본문을 가장 오래 찾는 교회(???) 2006/12/04
샬롬 주님 안에서 평안하세요~
오늘은 성경본문을 가장 오래찾는 우리 교회에 대해서 말하려고 합니다.
저에게는 예배드릴때 언제 부터인가 생겼는지는 모르겠지만 작은 습관이 하나 생겼습니다. 그것은 목사님의 인도에 따라 성경본문을 찾을때 제 주변을 둘러보는 것입니다. 이유인 즉슨, 성경 본문을 찾지 못하는 분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처음엔 성경을 찾지 못하는 분들에게 습관적으로 별 생각 없이 말씀을 찾아 주곤 하였 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것들이 저에게 감사가 되기 시작 했습니다. 이는 금요일 오전 부목사님의 직원예배 설교 덕분입니다.
생각해보세요...
왜그리도 성경 본문을 오래 찾아야만 하는가를....
그것은 바로 새신자들이 많은 교회이기 때문입니다.
일반교회야 출석교인이 늘 같기 때문에 성경말씀을 찾는데 1분도 안걸릴 것이지만 우리 교회는 본문 말씀이 성경 어디에 있는지 알 길이 없는 새신자들이 날마다 들어 오기 때문에 어느 순간부터인지 성경 말씀을 찾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교회가 되어 버렸습니다.
예수님의 지상명령중 하나는 모든 족속들을 제사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는 것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 교회가 성경본문을 가장 오래 찾는(???) 교회는 될지 몰라도 하나님이 가장 기뻐하는 교회임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 저는 믿습니다.
비록 제가 직접 전도해서 새신자가 된 분들은 아닐지언정 그 분들이 교회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예배 순서 순서에 조금씩 적응해 나아가는 일들과 예수님의 제자가 되어져 가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그리고 제가 처음 쉼터에서 일을 시작했을때 예배에 적응하지 못하고, 몸을 가만두지 못하고, 성경을 찾지도 않은 분들이 밉기만 하였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분들에 대한 이해와 사랑이 늘어남이 우리 예수님께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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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합병증으로 사망 2006/12/11
12월 5일 양한X씨가 53세의 나이로 돌아가셨다. 평소 특별한 문제없이 생활을 해왔고 당뇨로 인하여 약을 타 드셨는데 돌아가시기 몇주전에 목부분이 많이 부어서 병원에 갔다오겠다고 가셨다. 눈으로 보아도 많이 부어 있었다. 그런데 그것이 치료가 안되서 상급병원으로 이송되었고 얼마 후 돌아가신 것이다. 사망원인은 당뇨로 인한 합병증이었는데 쉼터에 계신 분들중에도 당뇨환자분들이 많아서 남의 일 같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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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의 다양한 형태 2006/12/11
노숙의 다양한 형태. 야간상담은 이러한 곳을 찾아다니며 이분들의 상태를 살피고 입소를 권유합니다. 관처럼 생긴 나무궤짝이 생각보다 따뜻하다고 하네요. 노크를 하면 뚜껑을 열고 나온다고 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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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의 나라에 가셨다고 확신합니다. 2006/12/18
지난달 11월 12일 15명의 쉼터식구들이 세례를 받았다. 그 중에 서영철씨도 계셨다. 일주일 뒤 추수감사예배와 성찬식이 있는 날, 서영철씨는 전과 다른 마음으로 예배를 준비하고 있었다. 아침 9시경 목욕을 하겠다고 욕실에 가서는 뇌출혈로 쓰러지고 말았다. 119에 신고를 했고 주일날이라 겨우겨우 병원을 찾아서 입원을 시킨 모양이다. 그뒤 어제까지 병원에 계시다가 한달만에 돌아가셨다.
이분은 우리쉼터에서 유일하게 자신의 이름도 잘 모르는 분이시다. 겉으로는 별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정신장애가 있어서 상담자체도 어려운 분이다. 한번은 보건소에서 나와서 전체적으로 결핵검진을 한 적이 있다. 이름을 기록하고 X-ray를 촬영했는데 이분차례가 되어서 이름을 물어보니 머뭇거리면서 이름을 생각해 내느라고 애를 쓰고 있었다. 한참을 실갱이하더니 결국 주민등록증을 꺼내셨다. 아마도 자신의 이름이 불려질 기회가 없었나보다.
그래도 세례를 받고 남다른 기분이 들었었나보다. 하나님의 나라에서는 이름이 많이 불려지리라 확신한다.
위의 사진은 서영철씨가 세례받는 모습이다. 올해 57세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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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누리교회 갈렙청년부 방문 2006/12/26
지난주 토요일 온누리교회(하용조목사담임) 갈렙청년부에서 본 쉼터를 방문했다. 12시가 조금넘어 음식을 할 1진이 도착했고 계란말이,버섯볶음,북어국등을 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500인분을 만들려다보니 한쪽으로는 걱정스럽기도 한 모양이다. 주방에서는 음식을 만들고 한편에서는 음향기기를 설치하며 공연을 준비했다.
약150명정도 되는 인원이 쉼터를 방문했고 3시30분부터 쉼터홍보동영상을 시청한 뒤 담임목사님의 짧은 간증이 이어졌다. 아마도 말로만 들었던 실천사역을 직접 목격한 순간이었을 것이다. 우리의 순서가 끝난뒤 온누리교회에서 준비해온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짧은 성탄찬양과 신나는 워십, 그리고 성탄 뮤지컬로 모인 모두가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이어서 5시부터 식사가 이어졌고 몇 시간을 고생해서 만든 음식이 아저씨들에게 제공되었다.
"맛있게 드세요..."
짧은 인사말이었지만 식사를 하시는 분들은 뭔가 큰 대접을 받는 느낌이었을 것이다. 주방에서 봉사한 한 자매는 많이 힘들었지만 너무 보람되고 좋았다는 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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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양암송대회 2006/12/26
24일 저녁에는 크리스마스 전야행사로 찬양암송대회를 가졌다. 남전도회에서 주최하고 주일학교에서부터 80이 넘은 분까지 총33명이 참여했다. 특징은 그냥 찬양대회가 아니고 찬양암송대회라는 점이다. 찬송가나 복음성가 한곡을 외워서 부르는 것이었는데 의외로 준비들을 많이 하셔서 그런지 만점이 많이 나왔다. 시상은 가사가 긴 순서로 이루어졌고 1등~8등까지 상을 주었는데 8개의 상 중에서 5개를 쉼터 아저씨들이 차지했다.
개인별 찬양대회뿐만 아니라 구역별 찬송가 퀴즈도 함께 진행되었는데 2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다들 열띤 모습으로 참여를 해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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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곡고등학교1학년 방문봉사 2006/12/26
21일(목)에는 송곡고등학교 1학년 학생 31명이 방문하여 봉사활동을 했다. 주방에서 식판을 닦는 일과 무우하고 파를 다듬는 일, 그리고 소식지작업등 3가지로 나누어서 분담했고 학생들이 열심히 해주어서 우리에게도 큰 도움이 되었다. 담임선생님은 연실 학생들 자랑하기 바뻤는데 요즘 매스컴마다 학생들과 교사간의 문제들을 방송하는 것에 비하면 참 보기 좋은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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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힐 수 없는 자존심 2006/12/29
3일전 방사람과 다툰 뒤로 퇴소한 김XX씨가 있다. 퇴소한 뒤 형님 집에 가 있었다고 했는데 그곳에서도 마음이 안 맞았는지 3일만에 다시 쉼터를 찾아왔다. 평소에 잘 생활을 했기에 방 실장님에게 경솔하게 퇴소했다고 용서를 구하고 생활하시라고 했다. 이분은 잠시 생각하더니 다시 짐 가방을 짊어졌다.
"다른건 몰라도 남에게 굽히며 살기는 싫습니다"
이런걸 알량한 자존심이라고 하나???
잘못한 걸 잘못했다고 인정하는 것이 굽히며 사는 것인가???
전에도 무릎에 고름이 차는 심각한 병때문에 병원에 입원해서 수술까지 받은 적이 있다. 그런데 무슨 문제인지 그곳에서 입원기간이 끝나기 전에 퇴원해 버렸고 그 뒤로 후속치료도 거부한 적이 있다. 결국 그 병원은 안 간다고 고집을 부리는 바람에 이 병원, 저 병원 다른 병원을 찾아다니다가 결국 다시 처음 수술했던 병원에서 마무리 치료를 받았다.
어제 밤 고XX씨가 출소후 쉼터를 찾아왔다. 청송 출신으로 한때 목사님께서 쉼터에 있게 해주셨었는데 퇴소된 뒤로 껄핏하면 쉼터를 물고 늘어지면서 돈을 뜯어 내려고 한다. 벌써 나이가 60이 되는데도 여전히 이런 삶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한동안 쉼터에 안보인다 싶더니 또 교도소에 갔다온 모양이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돈이 될 만한 사람을 골라서 일부러 접근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말꼬리를 잡고 늘어지면서 시비를 걸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온갖협박을 다 하기 시작한다. 그런 와중에 혹시라도 몸싸움이 붙으면 맞았다고 공갈을 치면서 돈을 뜯어내는 것이다.
어제 쉼터에서도 동일한 일이 발생했다. 고XX씨가 쉼터외부사람과 시비가 붙었는데 이를 말리는 과정에서 쉼터 실장님이 말려들었다. 결국 고XX씨는 자신이 맞았다고 신고를 했고 전농지구대까지 동행하게 되었다. 고XX씨는 지구대에 가서도 담배를 피고 자신의 안경을 부수고 경찰 멱살을 잡고 행패를 부리는 등 온갖 소란을 폈다. 이 사람의 전과 기록은 화려하다. 평생을 이런식으로 살아왔기에 대충 기록만 봐도 알 수 있겠지만 경찰들은 오히려 답답한 소리만 한다. 고XX씨가 신고를 했기때문에 조사를 해야 한다면서 고XX씨는 풀어주고 오히려 쉼터 실장님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늘 있는 일이긴 하지만 이럴때면 분통이 터진다. 결국 조사를 다 마치고 돌아오긴 했지만 고XX씨는 조만간 또 나타나서 공갈협박을 일삼을 것이다.
지난번 칼을 들고 구청장을 찾아가서 돈5만원을 뜯어낸 사람이다. 이런 사람을 사회에 그냥 놔둔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비민주적인지 모른다. 평생을 이렇게 살아온 사람을 일반 시민이 상대한다고 생각해보라. 어떤 식으로 하면 돈을 뜯어 낼수 있고, 또 어떤 식으로 하면 법의 망을 피해갈수 있는지 훤히 꽤뜷고 있고, 온갖 거짓말을 서슴지 않고 하여 피해자에게 역으로 죄를 뒤집어 씌우는 이런 사람을 과연 어떻게 상대할 수 있을까?
게다가 경찰은 몸을 사리고 오히려 이런 자들에게 행패를 당하니 더욱 답답한 노릇이다. 고XX씨는 자신의 안경 다리가 부러졌다고 우리에게 100만원을 내놓으라고 한다. 그리고 국가인권위원회에 우리를 고발해 놓았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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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성소기도원집회 2006/10/09
큰 은혜가운데 마칠 수 있었다. 우리 쉼터에서도 명절기간동안 고향에 가지 않으시는 분들 중 자원하시는 분들에 한해서 함께 참석했다. 약 30분정도가 기도원에 함께 갔고 좋은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특별히 기도원측에서 많은 배려를 해 주셔서 좋았는데 기도원 원장님께서는 기도중에 우리 교회에서 가시는 분들에게 잘해주라는 응답을 받고 좋은 음식으로 매끼니를 대접해 주셨고 편안한 잠자리를 제공해 주셨다. 우리 아저씨들도 누구하나 담배를 피우거나 소란을 부리는 사람 없이 예배때마다 참석하여 은혜를 나누었다. 목사님은 하루 3번씩 총 6번의 집회를 마치시고 금요철야 후 새벽에 귀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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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역 방화셔터 압사사고 2006/10/10
지난 9월 30일 새벽 3시 10분경 영등포역 대합실 3층에서는 아무런 경고음도 없이 오작동 된 방화셔터가 내려와서 그 밑에서 잠자고 있던 4명의 노숙인을 덮쳤다. 다행히 두 명은 빠져나왔으나 윤종X씨(42세),김용X씨(38세)는 방화셔터에 압사당하고 말았다.
다음은 이 사건에 대한 서울시노숙인복지시설협회의 견해이다.
"금번 압사사고는 유례를 찾기 힘든 어처구니없는 죽음이며, 과실로 인간의 생명을 앗아간 영등포역은 공개 사과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지금까지 수많은 노숙인들이 공공역사에서 객사하고 있으며, 공공역사는 이와 같은 상황에 대처할 위기개입 기능을 갖춰야한다는 주장에 성의있게 응답해야 할 것입니다. "
-우리는 노숙인들에 대한 사회의 시각이 곱지 못하다는 것을 안다. 차라리 장애인사역이나 노인사역을 하면 국민들로부터 인정이라도 받을텐데 노숙인 사역은 멀쩡한 사람들에게 밥주고 재워주는 걸로 오해받기 일쑤다. 게다가 노숙인들에게조차 좋은 소리듣기는 쉽지 않다. 이번 사건에 대해 우리는 영등포역사의 부주의를 탓하고 싶지 않다. 매번 역사밖으로 내보내도 다시 들어오는 그들과의 전쟁을 늘 상 보기때문이다. 그렇다고 죽은 사람들 당사자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우리는 단지 이들이 우리의 가족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으면 한다. 아버지일수도 있고, 형제일 수도 있고, 아들일 수도 있다. 가족중에 탈선의 길을 걷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이해하기가 더 쉬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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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빵데이 2006/10/10
화이트데이, 발렌타인데이,빼빼로데이....매월 무슨 날들이 그리도 많은지...오늘 우리는 한 가지 날을 더 알게 되었다. 다름아닌 "빵빵데이"이다. 빵 먹는 날이라는 것이다. 아마도 빵빵이라는 말은 10월 10일이라는 숫자에 있는 0 0을 말하는 것 같다.
빵빵데이를 맞아서 대한제과협회에서는 본 쉼터에 빵 1,000개를 후원해 주셨다. 이번 빵후원은 동대문사회복지협의회의 중재로 이루어 졌다. 후원해 주신 대한제과협회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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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이 잘 들어가고 있는지요? 2006/10/23
대전에 사시는 할머니 한분에게서 전화가 왔다. 할머니께서 이쪽으로 후원을 하고 있는데 잘 들어가고 있는지 궁금하다는 것이다. 보내시는 분 성함을 물어보니 때로는 지역이름으로 보내고 때로는 아무것도 안써서 보내고 때로는 이름을 써서 보내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름을 확인해 보니 매월 2만원씩 입금이 되고 있었다. 어떻게 여기를 아시고 보내시는지 물어보았다. 그 할머니는 전에 목사님에 대한 소식을 듣고 기도하는 중에 마음에 큰 감동이 와서 이곳을 후원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한 번은 목사님을 꼭 한 번 보았으면 하고 기도를 했다고 한다. 그때 TV를 틀어보니 그곳에 목사님이 나오시더라는 것이다. 아마 몇년전 취재파일에 방영되었던 내용일것이다. 이 할머니는 정신이 온전치 못하다고 하시면서도 얼마나 목사님과 이 사역을 위해서 기도했으면 목사님 성함, 교회이름은 물론 700서비스번호까지 외우고 계셨다. 매일 새벽마다 한 번도 빠지지 않고 교회에 나가셔서 이 곳을 위해 기도하신다는 소리에 마음이 찡할 뿐이다. 목사님을 직접 뵌적도 없고 이곳에 와본 적도 없지만 이곳을 사랑하시는 우리의 귀한 동역자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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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동마다 만원. 2006/10/23
쉼터에 정신질환이 심각한 분들이 많이 계신데 그 중에서 특별히 더 심한분 2분을 입원시키고자 요 며칠 이병원 저병원 모시고 다녔다. 우리 같은 쉼터에서는 은평시립병원에 정신질환이 있으신 분들을 입원시키는데 병동에 빈 자리가 없다고 해서 다시 모시고 오기를 수차례....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응급실로 의뢰를 해서 임시로 보냈다. 하지만 다음날 병원으로부터 입원실이 없으니까 데려가라고 전화가 왔다. 병원에서 안되면 우리같은 시설이야 어떻겠는가?
병원에 도착해보니 우리 아저씨중 한분이 이 사람 저사람에게 절을 하고 있었다. 또 한분은 조울증이 심한분인데 기분이 급격히 변한다. 담당의사분도 환자들의 상태가 심각하다는 것을 느꼈는지 한동안 환자챠트만 보고 있었다. 그러더니 자기들이 알아서 할테니까 그냥 가라고 했다. 갈수록 정신질환자들은 늘어나는 추세다. 우리 쉼터에도 상당수가 정신질환이 있으신 분들이다. 그럼에도 전문적인 치료는 거의 이루어지지 못하는 실정이다. 잘못된 폐쇄기도원이나 민간치료등만 언급할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체계가 시급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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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터가족 기차여행 2006/10/25
서울시는 근면하고 성실하게 일하는 모범 노숙인 130명을 선발해 내일 충남 대천으로 기차여행을 다녀오는 행사를 가졌다. 서울시는 지난 6월에도 140명을 뽑아 안면도를 다녀온 게 한데 이어 이번에 두 번째로 충남 부여의 만수산 무량사와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을 둘러보게 하는 행사를 마련했으며 이번 행사는 지난 2월 시작한 노숙인 일자리 프로젝트에 참여해 뉴타운 사업과 지하철 공사 현장 등에서 땀 흘려온 노숙인들에게 자활 의지를 되새기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되었다.
우리쉼터에서는 금번 기차여행에 6분이 참여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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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말종 2006/10/31
인간중에서 가장 더러운 인간은 아마도 남의 등쳐먹는 사람일것이다. 고무X씨가 출감후 지속적으로 우리 쉼터를 비롯하여 공공기관들을 괴롭히고 있다. 어떻게든 한 건 하여 돈을 뜯어내고자 하는 것이다. 얼마전 몸싸움때 안경다리가 부러졌다고 100만원을 요구한 사람이다. 오늘 전농동사무소에서는 그 사람때문에 전화가 왔다. 동사무소에 와서 행패를 부려서 직원한사람이 3주진단이 나왔다는 것이다. 신고를 왜 안하냐고 하니까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을 신고하면 뭐하냐고 한다. 물론 고무X의 협박때문일것이다. 다 죽여 버리겠다고 공공연히 떠들고 다니며 자신은 감방에 들어가면 된다는 식으로 말을 하다보니 신고하기가 두려운 것이다. 이런 사람이 여전히 국가로부터 기초생활비를 타고 있다는 것도 웃긴 노릇이다. 동사무소에서 끊고 싶어도 후한이 두려운 것이다.
이번 출소후 고무X씨는 서울시에 지속적으로 본 쉼터를 비방하고 온갖 거짓말로 고발을 하고 있다. 서울시에서는 그의 말을 믿지 않지만 서울시 역시 고무X씨의 협박에 못이겨 우리 쉼터를 조사하기로 했다. 정말 웃지못할 이야기다.
막가는 인생하나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공포에 떨고 있는지 모른다. 경찰에 신고해봤자 거꾸로 우리가 피해자가 되기 싶상이다. 지금도 소수의 인권을 외치는 사람들이 많지만 역으로 이런 일을 당하는 사람들의 인권도 생각해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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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과19범 목사의 노숙인갈취 2006/10/31
'27일 SBS '임성훈의 세븐데이즈에서는 전과19범이 한 달 만에 교단에서 목사 안수를 받은 뒤, 이 같은 신분을 이용해 복지시설을 운영하며 노숙인을 갈취하고 정부보조금을 착복해온 사실을 다루었다. 방송에 의하면 김모씨는 2001년부터 서울역, 청량리역 등지를 돌아다니며 노숙인들을 모았고 그들에게 지원되는 정부 보조금과 부업을 통해 얻어지는 수입 2억여원을 모두 갈취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한다.
또한 반항하고 도주하려는 노숙인들을 폭행했을 뿐만 아니라 2004년에는 시설로 데려온 노숙인 3명을 전남 매화도 김 양식장에 팔아 넘겼다는 것이다. 더 놀라운 사실은 시설장 김모씨는 전과 19범의 목사라는 점이다. 2002년 모 교단에서 불과 1개월 만에 목사 안수를 받은 김씨는 그 후 폭행이나 무면허 음주운전 등 각종 범죄를 저질렀으나 교단에서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았고, 쉼터가 노인복지시설로 등록되어 있음에도 목사인 신분을 이용해 종교시설로 주장하며 교묘히 법망을 피해왔다는 것이다.'
이런 소식을 들으면 교회에서 쉼터사역을 하면서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우리로서는 할 말이 없어진다. 가뜩이나 한국교회들에 대한 시각이 안좋은 판에 대형교회건 소형교회건 여기저기서 문제가 뻥뻥 터지고 있으니 아무리 일부의 사건이라고 해도 그 타격은 이만 저만이 아니다. 사실, 많은 교회들이 사회에 큰 유익을 주고 있음에도 사회는 안좋은 측면을 부각시키기 마련이다. 객관적으로볼때 특히 타종교보다 기독교의 문제는 더 심하게 다루는 편이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이번 사건은 입이 백개라도 할 말이 없다. 교세확장에 혈안이 되어 있는 한국교회나 남의 일 불구경하듯하는 관공서나 마찬가지다.
언제부턴가 사회복지가 돈벌이 수단이 되고 있다. 정부는 매년 복지예산을 늘리고 있고 이를 놓칠세라 너도 나도 사회복지자격증을 따고 있다. 불과 10년전만해도 우리같은 노숙인 사역은 3D업종에나 속하는 것이었는데 이제 잘만하면 돈이 된다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이번 열두광주리쉼터는 교회라는 이름을 걸고 미신고시설로 운영하면서 아무런 간섭과 제재를 받지 않았던 것이 문제를 키운것으로 보인다. 한번쯤 시설을 방문하여 어떻게 생활하는지 살펴보았다면 이런 결과를 낳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므로 외진곳에 있는 시설일 수록 좀더 관심을 가지고 도움을 줄 필요가 있다.이제 사회는 노숙인들에 대해 좀 더 냉철해질 필요가 있다. 무관심도 큰 문제지만 단순한 동정심도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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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로 인해 입소자 급증 2006/11/07
날씨가 추워지면서 입소자가 급증하고 있다. 10월까지만해도 날이 따뜻했었는데 이번주들어 영하로까지 떨어지다보니 밖에서 생활하시는 분들이 쉼터를 찾는 것이다. 겨울이 가장 힘든 사람은 아무래도 소외계층이 아닐까 싶다. 거리에서 자는 것도 고통스러워지고 그나마 있는 용역일자리도 사라지고, 있더라도 추위로 인해 일하기 힘든 계절이 겨울이다. 게다가 기계도 추워지면 이것 저것 고장나는것처럼 사람도 추워지면서 여기저기 고장나기 시작한다. 술과 노숙으로 망가진 몸이 겨울동안 몸시도 괴롭히기 시작한다.
비록 자신들 편의대로 아쉬우면 이곳을 찾지만 우리도 겨울동안은 규정을 완화시켜 최대한 그들의 편의를 봐주는 편이다. 서로가 조금씩 노력한다면 올겨울도 따뜻하게 지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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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터겨울나기 2006/11/10
날씨가 추워지면서 쉼터도 보일러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따뜻한 물을 사용하려면 아침,저녁이라도 보일러를 가동해야 한다. 기름값이 너무 비싸서 나무를 구해다가 기름과 함께 사용하고 있는데 사진은 나무를 자르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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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들어왔다 나간 것 뿐인데... 2006/11/16
오늘은 수능이 있는 날이다. 수능한파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영하의 날씨가 느껴진다. 날씨가 추워지다 보니 1년내내 밖에서 노숙하시던 분들이 찾아오신다. 지금도 한 분이 사무실 문을 열고는 "노숙자인데요 여기 있었으면 해서요"라고 말한다. "들어오세요"라고 하고는 발을 보니 맨발이었다. 아마도 여기를 처음 오시는 분이라 어디서부터 신을 벗어야 할지 몰랐던 모양이다. 계단밑에서부터 신을 벗고 이곳까지 올라온 모양인데 가서 신을 신고 오라고 보내고 나서 잠시 있다보니 온 사무실에 썪은 냄새가 진동을 한다. 수많은 노숙인들을 상대하고 있지만 정말 견디기 힘든 냄새다. 문을 열고 환기를 시키고 있는데도 냄새가 영 가시지 않는다. 잠깐 들어왔다가 신을 신으러 나간 것 뿐인데 ....결국 상담은 나중에 하고 목욕부터 시키고자 욕실로 데려 갔다.목욕을 한 후 상담을 하였다.
"전에 뭐했어요?"
-"거지였어요."
"여기 들어오지 그랬어요?"
-"몰랐어요"
"밥은 어떻게 먹었어요?"
-"참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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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터 김장중 2006/11/16
배추값이 떨어지면서 배추가 쉼터에 들어오고 있다. 지금 산지에서는 배추가 포기당 100원정도라고 한다. 그러다보니 갈아엎어 버리고 있는데 일부 에서는 갈아 엎느니 우리 같은 곳에 주는 것이다. 예상치 못한 배추가 들어오면서 우리도 김장을 하고 있다. 사진은 옥상에서 김장을 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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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 방화사건 2006/11/20
지난 11월 10일 광주 노숙인쉼터에서 불이 나서 4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나중에 밝혀진 바에 의하면 시설에서 술로 인해 퇴소당한 30대 노숙인의 어이없는 방화로 밝혀 졌다.
이 일이 있은 후 우리쉼터는 경찰서,소방서,구청등에서 여러가지로 점검을 하고 조사를 하고 있다. 특히 동대문 소방서에서는 서장님이 직접 자비로 소화기 5개를 기증하는 등 이곳에 대한 관심과 염려가 크다. 우리 역시 야간에도 시설을 관리하는등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하나님께서 지켜 보호해 주시기를 기도드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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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례식 2006/11/20
지난주 본 교회에서는 세례 및 학습식이 있었다. 15명의 세례자와 9명의 학습자가 있었고 세례자는 학습후 6개월이 지난 분들이다. 매년 2차례씩 세례를 주고 있지만 이번 15분은 신앙인의 고백이 잘 어울리시는 분들이다. 일평생 주님을 떠나 살다가 이곳에 와서 신앙생활을 시작한 이분들이야말로 하나님의 귀한 자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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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예방접종 2006/11/29
오늘 쉼터에서는 독감예방접종을 실시했다. 쉼터 입소자들을 상대로 보건소에서 나와서 실시했으며 약 100여분이 예방접종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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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첫 야간 상담을 다녀와서 2006/11/30
오늘은 첫 야간 상담을 가는 날이다~
갑자기 추워진 탓에 우리 아저씨들이 어디에 숨어있을까를 생각하면서 8시 30분경 한약재료를 첨가한 맛좋고 건강에 좋은 생강차를 차에 싣고 처음 도착한 곳은 청량리 역전....
시간이 너무 이른 탓인지 아니면 갑자기 추워진 탓인지는 몰라도 아저씨들이 보이지 않았다.
청량리에서의 아저씨들을 많이 만나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한채 우리는 신답역, 정릉천, 종암동등 여러 곳을 돌아다녔다.
나는 거리 야간 상담을 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아저씨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텐트를 치고 노숙을 하시던 아저씨들을 만날 수 있었고, 공원에서 잠을 청하던 아저씨 , 건물 한켠 화단에서 이불도 없이 추위에 떨고 있던 아저씨, 인도와 터널 안에서 노숙을 하시던 아저씨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번 야간 상담을 하면서 내가 느꼈던 다향한 형태의 노숙을 정리하자면, 그 첫번째로 베이스 캠프형 노숙인거 같다. 이는 구석지고 외진곳에 텐트와 여러가지 폐품등을 이용해서 베이스 캠프를 연상시키는 텐트를 치고 생활하는 분이다. 둘째로 속칭 짱박힘 노숙인거같다. 정릉천이나 계천등의 다리 밑에 자리를 잡고 베이스 캠프형 노숙은 아니더라도 나름대로 장농이나 박스를 이용해서 바람막이를 해놓고 생활하시는 분들이 짱박힘 노숙인거 같다. 마지막으로 거리형 노숙인거 같다. 아무런 대책없이 인도나 고가도로 밑에 자리를 잡거나 건물 외진곳에 자리를 잡고 박스와 이불하나에 몸을 의지하고 생활하시는 분들이 그런 분인거 같다.
또 하나 거리 야간 상담을 돌면서 느꼈던 것은 거리형 노숙의 위험성 이었다. 솔직히 베이스 캠프형 노숙이나 짱박힘 노숙은 그래도 어느정도 삶의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면이 있는거 같아 걱정 되지는 않는다. 옷도 깨끗하고 몸에서 냄새도 나지 않고 자기 관리를 어느정도 하는 편이다. 하지만 완전 거리형 노숙은 몸에서 심한 악취뿐 아니라 몸에 심각한 병이 있어 그대로 내버려두면 위험한 일들이 발생할 것 같은 급박한 상황의 분들이 많이 계시기 때문이다.
날이 갑자기 추은 날이면 거리형 노숙을 하는 아저씨들에게 "여보세요"라는 말과 함께 이불을 들추는 일이 겁이 날때도 있다. 혹 돌아가시지 않았나 하는 불안감 때문일 것이다.
어쩌면 우리가 노숙하는 아저씨들을 쉼터로 모시고 오기 위해서 거리 야간 상담을 하기보다는 그분들의 동사를 막고자 하는 이유가 더 클것이다.
이번 겨울에는 동사했다는 아저씨들이 없기를 바라면서 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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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8 쥐들은 가나안교회로... 2006/12/01
사람이나 동물이나 먹을 것이 있는 곳에 몰리는 모양이다. 요즘 우리 쉼터에는 먹을 것이 떨어질날이 없을 정도로 빵이나 음식이 들어오고 있다. 목사님 말씀처럼 가장 가난한 곳이 가장 많이 넘쳐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먹을 것이 있다는 소문이 노숙인들에게만 퍼진 것이 아니라 쥐들에게도 퍼지고 있나보다. 요근래 쥐와의 전쟁이 한창이다. 쥐덫을 놓고 쥐약을 놓는 등 갖가지 방법을 동원하고 있지만 계속 잡아내도 어디서 오는지 계속 보이고 있다. 어찌보면 이 또한 감사할 일임에 틀림없다. 먹을 것이 없던 전에는 쥐구경하기도 힘들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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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본문을 가장 오래 찾는 교회(???) 2006/12/04
샬롬 주님 안에서 평안하세요~
오늘은 성경본문을 가장 오래찾는 우리 교회에 대해서 말하려고 합니다.
저에게는 예배드릴때 언제 부터인가 생겼는지는 모르겠지만 작은 습관이 하나 생겼습니다. 그것은 목사님의 인도에 따라 성경본문을 찾을때 제 주변을 둘러보는 것입니다. 이유인 즉슨, 성경 본문을 찾지 못하는 분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처음엔 성경을 찾지 못하는 분들에게 습관적으로 별 생각 없이 말씀을 찾아 주곤 하였 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것들이 저에게 감사가 되기 시작 했습니다. 이는 금요일 오전 부목사님의 직원예배 설교 덕분입니다.
생각해보세요...
왜그리도 성경 본문을 오래 찾아야만 하는가를....
그것은 바로 새신자들이 많은 교회이기 때문입니다.
일반교회야 출석교인이 늘 같기 때문에 성경말씀을 찾는데 1분도 안걸릴 것이지만 우리 교회는 본문 말씀이 성경 어디에 있는지 알 길이 없는 새신자들이 날마다 들어 오기 때문에 어느 순간부터인지 성경 말씀을 찾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교회가 되어 버렸습니다.
예수님의 지상명령중 하나는 모든 족속들을 제사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는 것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 교회가 성경본문을 가장 오래 찾는(???) 교회는 될지 몰라도 하나님이 가장 기뻐하는 교회임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 저는 믿습니다.
비록 제가 직접 전도해서 새신자가 된 분들은 아닐지언정 그 분들이 교회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예배 순서 순서에 조금씩 적응해 나아가는 일들과 예수님의 제자가 되어져 가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그리고 제가 처음 쉼터에서 일을 시작했을때 예배에 적응하지 못하고, 몸을 가만두지 못하고, 성경을 찾지도 않은 분들이 밉기만 하였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분들에 대한 이해와 사랑이 늘어남이 우리 예수님께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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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합병증으로 사망 2006/12/11
12월 5일 양한X씨가 53세의 나이로 돌아가셨다. 평소 특별한 문제없이 생활을 해왔고 당뇨로 인하여 약을 타 드셨는데 돌아가시기 몇주전에 목부분이 많이 부어서 병원에 갔다오겠다고 가셨다. 눈으로 보아도 많이 부어 있었다. 그런데 그것이 치료가 안되서 상급병원으로 이송되었고 얼마 후 돌아가신 것이다. 사망원인은 당뇨로 인한 합병증이었는데 쉼터에 계신 분들중에도 당뇨환자분들이 많아서 남의 일 같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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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의 다양한 형태 2006/12/11
노숙의 다양한 형태. 야간상담은 이러한 곳을 찾아다니며 이분들의 상태를 살피고 입소를 권유합니다. 관처럼 생긴 나무궤짝이 생각보다 따뜻하다고 하네요. 노크를 하면 뚜껑을 열고 나온다고 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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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의 나라에 가셨다고 확신합니다. 2006/12/18
지난달 11월 12일 15명의 쉼터식구들이 세례를 받았다. 그 중에 서영철씨도 계셨다. 일주일 뒤 추수감사예배와 성찬식이 있는 날, 서영철씨는 전과 다른 마음으로 예배를 준비하고 있었다. 아침 9시경 목욕을 하겠다고 욕실에 가서는 뇌출혈로 쓰러지고 말았다. 119에 신고를 했고 주일날이라 겨우겨우 병원을 찾아서 입원을 시킨 모양이다. 그뒤 어제까지 병원에 계시다가 한달만에 돌아가셨다.
이분은 우리쉼터에서 유일하게 자신의 이름도 잘 모르는 분이시다. 겉으로는 별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정신장애가 있어서 상담자체도 어려운 분이다. 한번은 보건소에서 나와서 전체적으로 결핵검진을 한 적이 있다. 이름을 기록하고 X-ray를 촬영했는데 이분차례가 되어서 이름을 물어보니 머뭇거리면서 이름을 생각해 내느라고 애를 쓰고 있었다. 한참을 실갱이하더니 결국 주민등록증을 꺼내셨다. 아마도 자신의 이름이 불려질 기회가 없었나보다.
그래도 세례를 받고 남다른 기분이 들었었나보다. 하나님의 나라에서는 이름이 많이 불려지리라 확신한다.
위의 사진은 서영철씨가 세례받는 모습이다. 올해 57세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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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누리교회 갈렙청년부 방문 2006/12/26
지난주 토요일 온누리교회(하용조목사담임) 갈렙청년부에서 본 쉼터를 방문했다. 12시가 조금넘어 음식을 할 1진이 도착했고 계란말이,버섯볶음,북어국등을 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500인분을 만들려다보니 한쪽으로는 걱정스럽기도 한 모양이다. 주방에서는 음식을 만들고 한편에서는 음향기기를 설치하며 공연을 준비했다.
약150명정도 되는 인원이 쉼터를 방문했고 3시30분부터 쉼터홍보동영상을 시청한 뒤 담임목사님의 짧은 간증이 이어졌다. 아마도 말로만 들었던 실천사역을 직접 목격한 순간이었을 것이다. 우리의 순서가 끝난뒤 온누리교회에서 준비해온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짧은 성탄찬양과 신나는 워십, 그리고 성탄 뮤지컬로 모인 모두가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이어서 5시부터 식사가 이어졌고 몇 시간을 고생해서 만든 음식이 아저씨들에게 제공되었다.
"맛있게 드세요..."
짧은 인사말이었지만 식사를 하시는 분들은 뭔가 큰 대접을 받는 느낌이었을 것이다. 주방에서 봉사한 한 자매는 많이 힘들었지만 너무 보람되고 좋았다는 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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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양암송대회 2006/12/26
24일 저녁에는 크리스마스 전야행사로 찬양암송대회를 가졌다. 남전도회에서 주최하고 주일학교에서부터 80이 넘은 분까지 총33명이 참여했다. 특징은 그냥 찬양대회가 아니고 찬양암송대회라는 점이다. 찬송가나 복음성가 한곡을 외워서 부르는 것이었는데 의외로 준비들을 많이 하셔서 그런지 만점이 많이 나왔다. 시상은 가사가 긴 순서로 이루어졌고 1등~8등까지 상을 주었는데 8개의 상 중에서 5개를 쉼터 아저씨들이 차지했다.
개인별 찬양대회뿐만 아니라 구역별 찬송가 퀴즈도 함께 진행되었는데 2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다들 열띤 모습으로 참여를 해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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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곡고등학교1학년 방문봉사 2006/12/26
21일(목)에는 송곡고등학교 1학년 학생 31명이 방문하여 봉사활동을 했다. 주방에서 식판을 닦는 일과 무우하고 파를 다듬는 일, 그리고 소식지작업등 3가지로 나누어서 분담했고 학생들이 열심히 해주어서 우리에게도 큰 도움이 되었다. 담임선생님은 연실 학생들 자랑하기 바뻤는데 요즘 매스컴마다 학생들과 교사간의 문제들을 방송하는 것에 비하면 참 보기 좋은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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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힐 수 없는 자존심 2006/12/29
3일전 방사람과 다툰 뒤로 퇴소한 김XX씨가 있다. 퇴소한 뒤 형님 집에 가 있었다고 했는데 그곳에서도 마음이 안 맞았는지 3일만에 다시 쉼터를 찾아왔다. 평소에 잘 생활을 했기에 방 실장님에게 경솔하게 퇴소했다고 용서를 구하고 생활하시라고 했다. 이분은 잠시 생각하더니 다시 짐 가방을 짊어졌다.
"다른건 몰라도 남에게 굽히며 살기는 싫습니다"
이런걸 알량한 자존심이라고 하나???
잘못한 걸 잘못했다고 인정하는 것이 굽히며 사는 것인가???
전에도 무릎에 고름이 차는 심각한 병때문에 병원에 입원해서 수술까지 받은 적이 있다. 그런데 무슨 문제인지 그곳에서 입원기간이 끝나기 전에 퇴원해 버렸고 그 뒤로 후속치료도 거부한 적이 있다. 결국 그 병원은 안 간다고 고집을 부리는 바람에 이 병원, 저 병원 다른 병원을 찾아다니다가 결국 다시 처음 수술했던 병원에서 마무리 치료를 받았다.